춥다고 일주일 정도를 배달 일은 하지 않다가 오랜만에 날이 좀 따듯한 거 같아서 아홉 시 반쯤 나가 봤지.
모든 게 순조로웠어.
'카페인 중독'에 걸리기 전까지는!
밤 열두 시가 다 돼갈 무렵.
잡혀 있는 배달 건의 픽업을 완료하자 근거리 콜이 왔고, 마침 아는 가게라 냉큼 '수락'을 눌렀어.
그때까진 아무도 몰랐지.
수행 중인 배달 건을 완료하고 그곳에 도착했어.
분위기가 뭔가 싸해.
라이더들 여럿이 서 있고, 가게의 매대에는 주문 전표가 줄지어 붙어 있었어.
딱 보니 배차 취소 각.
물어봤지. 얼마나 걸릴 거 같은지.
10분 정도 걸릴 거래.
보통 금방 나온다고 하면 3~10분 안쪽을 예상해.
5분이라고 말해도 3~10분 정도를 생각하고.
그런데 10분을 얘기하면 좀 달라져.
이건 좀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면 딱 취소 각이었단 말이지.
근데, 워낙 오랜만에 나갔던 거라 그냥 기다려 주고 싶은 거야.
알바 셋이서 고군분투하는 것도 좀 안쓰럽고.
그게 실수였어.
시간은 얼추 10분을 넘어가고 있었고, 내 픽업 건은 아직 조리 시작도 안 되고 있는 게 뻔히 보였지.
근데 10분이 지난 이상 취소할 수도 없어.
그냥 취소하고 다른 건을 잡는 게 합리적이라는 건 알아.
근데 사람 마음이 그렇게 안 돼.
한 5분 정도는 기다려 주자. 이런 마음이 생기지.
근데 20분이 지났어.
이제는 고객이 주문을 취소해주기를 기다려.
그래도 배달비는 들어오니까.
사실 주문 취소 전화도 계속 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다들 이미 배달이 시작된 후였지.
내가 20분 넘게 조리 대기를 했으면 고객은 최소 40분 정도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알지. 슬슬 인내심이 바닥을 보이고 있을 거라는 거.
25분 정도를 기다려 겨우 픽업을 하고 배달을 완료했어.
비대면 요청이 있어서 문 앞에 고이 놔드렷지.
근데, 다음 픽업을 위해 달리기 시작했을 때야 전 배달 건 취소 건이 뜨는 거야.
이런 ㅅ
고객 여러분.
한 시간을 꼬박 기다리지 마시고, 40분쯤 지났으면 바로 바로 주문 취소해 주세요. 예? ㅜ
그리고 가게 사장님.
감당할 수 없을 때는 주문을 받지 말아주세요.
고객도, 배달 기사도, 가게 직원도 모두 고생입니다.
근데 오늘 무슨 날이었나?
집에 가는 길에 귀가 콜을 받아서 간 카페에서도 갑자기 주문이 폭주했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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