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부를 당겨 쓰는 시대"

배달 알바 이야기

펑크 + 비

갱이 오빠 2021. 10. 16. 00:48

 

배달 알바를 하다 보면 어쩌다 한 번 만나는 복병이 바로 펑크.

 

웬만하면 잘 나지 않는 일이긴 하지만 언제 날지도 몰라서 대비할 수도 없고, 시간이 너무 늦어서 수리점을 찾을 수도 없다면 정말 곤란해지지.

 

 

길바닥에 버려진 신발 밑창.

그것도 못 박힌 뒤축.

대충 이렇게 생긴 놈이니 당연히 하늘 향해 그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겠지.

 

 

그 못이 제대로 타이어를 뚫었어.

 

녀석은 왜 그런 곳에 그렇게 놓여 있었는지.

나는 왜 하필 그 위로 지나갔는지.

 

 

잠깐 전에 본 수리점이 기억나서 온 힘을 다해 끌바를 한 결과.

막 문을 닫으려던 사장님을 붙잡을 수 있었지.

 

잡고 있던 콜은 고센에 취소 요청.

보기 드문 근거리 콜이었는데 아깝.

 

 

그렇게 잠시 쉬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다 보니 수리가 끝났고, 붙잡아서 미안하다는 인사를 드린 후  다시 길을 나서려는데.

 

이번엔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네.

소나기 전에 맞는 그런 굵고 힘찬 느낌의 빗방울.

 

하~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