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부를 당겨 쓰는 시대"

배달 알바 이야기

오배달의 기억

갱이 오빠 2021. 10. 12. 02:20

 

슬슬 집에 갈 마음을 먹고 있을 때 AI님께서 집 방향으로 B마트 두 건을 묶어 주셨어.

 

물품 가격을 보니까 하나는 3만 얼마, 다른 하나는 ...

5만 얼마!

 

과적의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집에 가는 길을 하나만 가지고 가기는 아쉬워서 취소 없이 픽업했는데 역시나 과적.

 

꾸역꾸역 고이 담아서 배달지로 향했지.

 

5만 얼마 어치 배달 건을 먼저 완료하고 이어서 다른 건도 완료한 후에, 동네 콜 몇 개를 더 하고 집으로 갔어.

 

주차장에서 대충 챙길 거 챙겨 들고 집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찰나에 걸려 오는 전화.

1600-0220.

 

관제 번호가 뜬다는 건 백퍼 오배달이야.

 

일단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아.

 

" ... 커넥님이 배달하신 비마트 배달 건 중에 이러저러한 주문 번호로 된 물품을 고객님이 못 받으셨다고 하네요. 커넥님이 찍어서 보내신 문 앞 사진도 고객님 문 앞이 아니라고 하시구요. 그래서 지금 확인하시고 정정 배달 가능하신가 해서요. ..."

 

이건 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게 아니라 빨리 가서 잘못 갖다 놓은 거 회수해서 제대로 다시 갖다 놓으라는 명령인 거지.

 

지금 간다고 회신하고 바로 출발했어.

 

이럴 땐 당황하지 말고 당일 배달 기록에서 해당 건 찾아서 누르면 중요 정보가 가려진 채로 지도를 볼 수 있어.

거기서 화살표 누르고 도착지 누르면 연결된 지도 앱으로 넘어가면서 도착지까지 길을 볼 수 있고 주소도 볼 수 있게 돼.

그럼 대충은 그때 상황이 생각이 나.

생각이 안 나더라도 현장에 가보면 떠오르는 게 있겠지.

 

데카르트 형이 말하길 존재하는 이유는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으니까.

 

 

 

 

다행이 바로 옆 동네여서 금방 도착했고 잘못 갖다놓은 주소에 가보니 아까 놓은 그대로 예쁘게 있는 물품 수습해서 맞는 주소에 다시 갖다 놓고 사진 찍어 보낸 후에 관제에 배달 완료했다는 톡 보내 놓고 돌아 왔지.

 

비대면 배달 요청이 많은 시기라서 주소가 맞는지 두 번 세 번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는데도 이런 일이 생겨서 씁쓸한 기분이야.

 

건물 주소가 11, 13, 15 이렇게 되는 건데, 15, 13, 11 순으로 착각을 한 게 원인이었어.

 

15에 떨궈야 하는데 11에 떨궈놓고 룰루랄라한 거지.

 

 

제 시간에 못 받은 고객은 얼마나 기분이 상했을까 싶고, 그 간단한 일을 제대로 못해서 두 번씩 일을 한 게 민망하기도 하고.

 

방심하면 꼭 실수를 하고야 말아.

 

그래도 몸 다치는 사고가 아닌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를 정리하기로 해.

 

 

자다가 꿈에 나올라.

1600 - 0220.

 

 

 


 

하나만 더!

다음과 같은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는 오배달 유형 중 하나니까 주의해야 해!

 

 

화살표에 보이는 두 건물 모두 도로명 주소가 '6'으로 동일한데,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

제이에스 빌딩이라고 된 건물은 191길 6.

그 옆 건물은 1916.

 

어때. 이렇게 보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

한참 바쁠 때 이 지도를 핸드폰으로 보면 한 건물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거든.

 

건물 이름이야 제멋대로인 경우가 많아서 잘 안 보지만, 끝자리 숫자만 보고 '여기가 맞구나' 해버리면 낭패를 보게 돼.

 

 

자 모두들 목적지에 도착하면 꼭 두세 번 확인해서 다른 배달 도중에 되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배민 친추아이디: BC4692000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