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생각나는 데로 마구 휘갈긴 글이라 두서가 없고 읽기에 짜증날 수 있다.
글의 완성도보다는 전하려는 바에 집중하면 얻어 가는 것이 있을 거라고 본다.
주식, 코인 등 차트를 보면서 하는 투자에 발을 들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엘리어트 파동'을 단순화시켜 보여주는 그림이다.
하지만 실제 유가증권 시장의 가격 흐름도 그림처럼 예쁘게만 그려질까?
다음은 코스피 종합지수 흐름 중 일부다.
특히 1파와 2파의 구간을 보면 매우 지루한 횡보가 지속된 것을 볼 수 있다.
보는 바와 같이 3파와 5파는 상대적으로 급등했다는 것도 확인 가능하다.
이때 이동평균선의 흐름도 함께 보면 좋은데, 이동평균선이야말로 보조지표의 기본 중의 기본이며 알파와 오메가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후 지수 흐름은 다음과 같았다.
다음은 ABC 파동 구간의 전형에 가까운 예.
다음은 비트코인 차트의 최근 모습이다.
글 시작 부분에서 본 단순한 그림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의 위치는 ABC 조정 파동의 끝에서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새로운 대세 상승의 시작일까?
그렇게 보였다면 그 판단을 믿고 1번 파동의 특성에 맞는 계획 하에 매수에 들어가는 것이고, 아니었다면 다른 증거가 확보될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다.
이것이 엘리어트 파동 이론을 투자에 적용하는 실상이다.
엘리어트 파동 이론은 세상의 모든 것이 대자연의 법칙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의 변화도 시장에 모이는 사람들의 군중 심리가 빚어내는 파동을 따라 이루어지며 그 파동은 계절의 변화처럼 반복적인 패턴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일곱번째 파도는 절벽에 부딛히지 않고 돌아 나간다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 탈출에 성공하는 것과 같이 부단한 관찰의 결과 시장의 가격 흐름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발견해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여러분이 동의하든 아니든 엘리어트 파동 이론이 그렇게 탄생했다.
위 그림은 J 프로스트 등 공저 '엘리어트 파동 이론'에서 상승 5파동과 하락 3파동의 형성 원리를 도식화하여 보여주는 것인데, 맨 위에 소개한 깔끔한 그림에서처럼 되돌림 비율이 어떻고 5번 파동의 길이가 어떻고 하는 것보다 이 두 그림에서처럼 가격 흐름이 왜 파동을 만들면서 운동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저자 스스로도 '이상적인'이라고 명시했듯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상승 파동이 모두 다섯 개로 구성된다고는 하지만 반드시 5번 파동이 3번 파동보다 더 높게 형성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피보나치 비율'이라는 숫자 놀음에 매달리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도 깨닫게 된다.
파동의 비율이란 어디까지나 시장의 상황, 기업의 실체적 내용, 수급 등의 전반적 상황을 고려할 때 가격의 단기 목표를 예측해보는 정도로만 그 의미가 있는 것이지, 무슨 불변의 법칙처럼 절대적인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일목균형표의 가격론(V, N, E, NT 가격치)이 이와 비슷한 것인데 시간론(기본수치, 대등수치, 변화일, 중요주목선, 준비구성선)까지 추가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비슷하지만 어떤 것이든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하여 미래를 예측하고자 한다는 점은 일치한다.
어디까지나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한다는 것이 기술적이든 기본적이든 가치 분석의 한계로 작용하지만, 엘리어트 파동 이론의 경우에는 오랜 관찰을 통해 발견한 경험칙을 법칙화하여 미래 예측을 보다 과학적으로 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닐리의 방법론' 같은 파동 분석 방법까지 숙지하게 되면 앞으로의 파동 전개를 높은 확률로 예측하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테지만, 내 경우엔 그럴 시간에 이미 알려진 시장 분석 방법들을 통해 적당한 수익을 내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글렌 닐리가 엘리어트 파동의 미시적인 부분까지 깊이 파고 들었다는 면에서는 존경스럽지만, 과연 그것이 실제 시장에서 도움을 줄 지는 잘 모르겠다.
정작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은 단지 기대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의 크기인 것이지, 누구보다도 낮은 가격에 사서 누구보다도 비싼 가격에 팔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알고 보면 수익을 위한 기초적 소양이란 모두들 알고 있는 그런 기초적인 내용들을 아는 것이다. 예를 들면 캔들 패턴이나 이동평균선 같은.
정작 이들 기초적인 개념들에 대한 이해가 돼있지도 않고, 그에 따른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다.
여러 가지를 두루 아는 것보다 기본적이고 단순한 것을 깊게 아는 것. 그 결과 실제 거래에서 별 생각이 없이도 대응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는 것이 중요하다.
위 그림은 앞서 소개한 책에서 '헤드 앤 숄더' 패턴을 엘리어트 파동 이론으로 설명한 것인데, 하나의 파동 안에 또 다섯 개의 상승 파동과 세 개의 하락 파동이 들어 있으며 그 반대로 다섯 개의 상승 파동이 큰 하나의 상승 파동을 구성하게 되는 '프랙탈' 구조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는 파동을 분석하기 위한 기본 개념이다.
내가 여기서 각 파동들의 개념이나 특징, 파동을 카운팅하는 방법 등에 대하여 쓰지 않기로 한 이유는 이미 많은 책들이 출판돼 있기도 하고, 인터넷 공간에도 충분한 설명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이 실제 투자에는 정작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엘리어트 파동 이론은 무용지물이냐.
아니다.
엘리어트 파동 이론을 실제 매매에 적용하려면 각 파동이 형성되는 바탕에 존재하는 시장의 심리를 이해하고 작용과 반작용이 반복되면서 만들어지는 가격 흐름을 읽으면서 그때그때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0.382, 0.236 같은 기하학적 비율에 매몰되면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엘리어트라는 사람이 '피보나치' 비율을 중요시한 게 다 헛말이냐고 하겠지만, 이것은 파동을 분석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로서는 중요하다.
다만 그것에 지나치게 기대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확률을 예로 들면 흰 구슬과 까만 구슬이 반반 섞인 주머니 속에서 구슬을 선택하기를 수없이 반복하다 보면 흰 구슬을 선택할 확률이 50%에 가까워진다는 상식은 어디까지나 구슬 선택 행위를 수도 없이 반복한 후 그 값들을 모두 분석한 결과를 말하는 것이지, 고작 몇 번의 구슬 선택 행위만으로는 50%와 거리가 먼 확률을 보게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주식시장의 경우 수많은 종목들의 거래 데이터의 총합인 '지수'에는 보이는 특정 패턴이 동 시간대의 개별 종목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당연한 사실과 비슷하다.
개별 종목을 거래하면서 엘리어트 파동의 '기하학적인 부분'에만 집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이다.
특히 '피보나치 비율' 같은 것도 이와 같아서, 개별 종목 특히 지수를 추종하지 않는 테마주 같은 경우에는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그 종목의 가격 흐름은 그 종목을 거래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면 우리는 '엘리어트 파동' 이론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느냐.
그것은 각 파동 흐름의 특징을 이해하고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필연적 반복' 속에서 나는 어떻게 매매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추세적인 하락 이후에 완만한 변곡 구간이 나온 후 기술적 반등처럼도 보이고 추세 변화인 것처럼도 보이는 상승이 포착됐다고 할 때 우리는 그것을 엘리어트 1번 파동으로 간주하고 매수에 들어갈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1번 파동은 미약한 수준에 그칠 수 있기에 무턱대고 물량을 늘리기보다는 단기 상투 수준에서 매수한 물량의 절반 정도 비중을 매도하고 이후 조정 파동을 보면서 전저점을 깨지 않는지 살핀 후에 비로소 거래량이 수반된 상승이 시작된다면 그것을 3번 파동으로 간주하고 3번 파동의 하위 1번 파동과 2번 파동 구간을 이용하여 다시 추가 매수 계획을 세우는 식의 대응을 할 수 있다.
이때 1번 파동의 시작점을 붕괴시키는 가격 흐름이 나온다면 즉시 보유 물량을 전량 매도하고 이후 다시 그 가격을 돌파하는 가격 흐름이 왔을 때 기존 매도 물량만큼을 재매수하는 식으로 기계적인 매매를 해나갈 수 있게 된다.
재매수의 근거는 당연히 해당 기업의 실적에 대한 기대에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예를 들어 추세적인 상승이 계속되고 있는 중 세 개의 상승 마디(하위 1~5파)가 확인되었고 그 마디들의 비율로 볼 때 현재 진행중인 상승 구간이 끝나면 변동성 구간(박스권)이 나타난 후 ABC 하락 파동이 이어질 것을 예상하여 매도 계획을 세울 수 있고, B파동을 예상한 잔여 물량 처분도 기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매도 실패의 결과로 이어졌다면 매도 가격을 돌파하는 시점에 재매수하거나, 매수 실패시 매수 가격을 무너뜨리는 가격 흐름에서 즉시 매도로 대응하는 것도 쉬워진다.
판단의 기준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이동평균선이나 RSI 같은 보조지표를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이 5파동을 상승의 한 마디로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해서 현재 투자중인 종목도 반드시 5파동을 그릴 것이라고 믿는 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매시간의 가격 흐름에서 부지런히 파동을 발견해 나가야 한다고 하지, 종교적 신념처럼 어떤 결과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장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오해하고 기계처럼 직선을 긋고 비율을 계산하는 일에 몰두하는 우를 범한다.
엘리어트 파동은 차트 위에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1번 파동 이후 2번 파동과 3번, 4번 파동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대한 이해는 추세와 N 파동, 삼각형, 헤드 앤 숄더, 쌍바닥, 쌍봉 등 여러 기술적 분석에 필요한 개념들의 원리를 이해하게 해준다는 면에서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다만 숫자와 기하학적 도형의 유혹에 빠져서 희망 회로를 자가발전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추세선이라고 줄을 긋고 엘리어트 파동을 카운팅하고 피보나치 비율로 목표치를 잡는 것이 주가 흐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기술적 분석의 본질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들을 근거로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해 나가는 작업의 연속이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그 가설의 질을 높이는 것이 당연하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 간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유통 물량이 정해져 있으며, 가격이 오르고 내리고는 그때 그때의 거시 경제, 시황, 업황 등에 반응하는 사람의 심리에 따라 출렁인다는 걸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엘리어트가 추구하는 기하학적 아름다움은 어디까지나 철학적 '이상향'이라는 걸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투자는 현실이기 대문이다.
또 엘리어트 파동을 분석하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작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똑같은 것을 보면서도 여러 가지의 분석이 나올 수 있다.
사실 엘리어트 파동 이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시장 분석은 기본적이든 기술적이든 상관없이 주관적이다.
누가 어떤 종목을 긍적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우연히 듣고 투자했는데 그 분석이 틀렸다고 해서 그러한 분석을 한 사람을 비난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이것은 시장에 참여하는 자세에 관하여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남들과 비교하려고 하지 말고 나의 분석과 계획에 따라 거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래야 실패마저도 오롯이 이후의 새로운 거래를 향한 자양분이 된다.
다시 말하지만 파동 카운팅을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분석한 내용에 따라 계획을 세우고 그 기준에 따라 거래 행위를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래 그림은 '랄프 넬슨 엘리어트'가 활동할 당시 모든 종목의 가격 변화를 일일이 직접 그려야 했던 차트인데, 이렇게 힘겨운 과정을 통해서 당시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시장의 법칙성을 발견했다는 점이 존경스럽다.
그러나 연구활동과 실제 투자는 전혀 다른 일이다.
또 실제 투자 활동에서도 분석과 수익 실현은 서로 다른 기술이다.
모든 시장 분석의 현실적인 목표는 매수를 위한 저점과 매도를 위한 고점을 파악하는 것이고 파동이론이 그에 관하여 유리한 지침을 제공하는 툴이 될 수 있지만, 보이는 것을 믿지 못하고 망설이기만 하면 절대 수익 실현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없게 된다.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생각하는 법.
자산운용 전문가처럼 감정을 빼고 객관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
손실을 입으면 원인을 조사하여 같은 실수를 방지하고, 감정보다 이성에 따른 결정을 도출하는 훈련.
이 일들은 누가 대신해줄 수 없다.
결정적인 순간에 매매를 실행할 사람은 오직 자기뿐이기 때문이다.
"틀렸다고 생각할 때 지체없이 손절매하라"
김중근 저 '엘리어트 파동이론' 중 한 줄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친다.
끝.
"시장의 추세를 움직이는 힘의 근본 원인은 대자연과 인간의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
- 랄프 넬슨 엘리어트 -
시장의 움직임이 대세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 엘리어트가 처음은 아니었다.
찰스 헨리 다우가 그보다 먼저 있었다.
엘리어트가 알아낸 것은 반복적인 프랙털 패턴 안에서 그 대세가 움직인다는 것이었고, 그 패턴을 파동이라고 불렀다.
※ 참고 서적 ※
김중근 저, 엘리어트 파동이론
로버트 R. 프렉터 주니어, A.J.프로스트 공저, 김태운 역, 엘리어트 파동이론
랄프 넬슨 엘리어트 저, 엘리어트 파동이론
글렌 닐리 저, 엘리어트 파동이론 마스터
토마스 N. 불코우스키 저, 차트 패턴
Aleksandar Vichev 저, Elliott Wave Perspective
조용 저, 실전 매매 기법 완결편
※ 당부의 말씀 ※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현재 주가의 위치를 기준으로 매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하나의 가이드일 뿐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이 게시물은 어디까지나 공부를 위한 것이므로 미래를 예측하거나 투자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파동 카운팅은 주관적일 수 있으므로 사람마다 다른 결과를 볼 수 있으며, 언제나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 게시물이 가장 옳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기술적 분석이란 어디까지나 의도한 결과를 위해 보다 높은 확률을 보이는 방향을 발견하는 작업일 뿐입니다.
지금 보는 게시물의 날짜는 실제로 열람하는 날짜와 다릅니다. 당일의 차트는 이미 크게 달라져 있을 수 있으니 이 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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