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들어봐.
신림로 14길 37-3
이 동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맹지에 저렇게 알박기로 집을 지어 놨으면 도로명 주소를 '서림6길 7-1' 정도로 바꾸든지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찾기 쉬운 도로명 주소?
오밤중에 남의 집 찾느라 30분을 허비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뚜껑이 열린다.
평소에 지도만 보고도 웬만한 주소는 다 찾는 수준은 되고 네비는 잘 쓰지도 않거든.
그런데 저기서는 네비를 켜볼 수밖에 없었어.
보통 저런 꼬불꼬불한 골목길은 도보나 자전거 네비로 찾아야 빠르기 때문에 그렇게 해봤지.
역시나 신림로14길 35와 39 사이에 길이 있다고 나와.
근데 가보면 없어. 그냥 공사장이야.
이럴 때 보통은 신림로14길 35와 39 사이에 길이 없으면 뒤쪽으로 돌아가서 서림6길 7과 9 사이에 길이 있거나 서림6길 9와 11 사이에 난 길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하지.
물론 그렇게 했지.
9, 11 사이에 난 길은 막다른 길.
7, 9 사이를 봐야겠지.
근데 어둠 속으로 무슨 건물이 보이긴 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다른 주소지들(7, 9) 틈새를 뚫고 들어가는 것 같은 구조더란 말이야.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길은 아니었어.
게다가 후레쉬로 비춰봐도 주소 표지판 같은 건 따로 보이지 않아.
마치 주거침입을 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구조.
아무리 배달을 위해서라고 해도 함부로 들어가볼 수는 없는 노릇이야.
괜히 사람들 놀라게 해서 경찰과 조우하는 귀찮은 일이 생길 수도 있거든.
전화 통화를 해보지 그랬냐고?
청각장애인이라서 문자로만 소통이 가능.
카카오맵 주간 로드뷰를 캡쳐해서 몇 장의 사진을 보내주고는 그리 찾아오라고.
그런데 정작 건물 진입로는 차가 못 들어가니 사진이 없다.
그것도 오밤중에.
그렇게 로드뷰로 보이는 마지막 부분에서 문자를 남김.
나와 줄 수 없겠냐고.
그랬더니 '지금 뭐하자는 거냐'는 답 문자.
열불이 터지는 걸 꾹꾹 누르면서, 후딱 전해주고 완료 치고 뜨자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둠을 뚫고 누군가 나온다.
그러더니 대뜸 짜증을 ...
받을 거 받더니 그냥 들어가 버린다.
못 듣는 사람하고 무슨 얘기를 하나.
하늘에 대고 소리라도 지를 수밖에.
그 밤중에 시끄럽게 해서 사람들한테는 미안했다.
그렇게 다음 배달 픽업은 늦어지고 있었고...
고센에서는 지금 뭐하고 있냐는 알림이 오고 있었고...
나는 집도 못 찾는 모지리가 되고 있었고...
어디 하소연할 곳도 마땅찮아서 여기 끄적여봤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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