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종 소형 면허 시험 합격!
야외 생활하기 좋은 계절엔 게으름 피우다가 정작 한여름이 무르익어서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일.
쿼터급 이상 바이크 라이딩을 위한 첫 걸음.
하다못해 혼다 슈퍼커브 같은 세미오토 110cc 바이크를 타려고 해도 2종 보통(오토) 면허로는 불가능하다.
125cc 이하의 수동 바이크를 타려면 최소 원동기 면허(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따야 하는데, 125cc 넘는 바이크를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2종 소형을 따는 게 맞다.
※ 참고로 일본의 경우에는 자동차 면허로는 50cc 이하 스쿠터만 탈 수 있고 시속 30km 이상 속도로 주행할 수 없게 돼 있다. 자동차 운전 면허로는 도로에서 달리는 이륜차를 운전할 수 없다는 이야기. 이건 자동차와 이륜차를 그 구조부터 기능까지 완전히 다르게 보고 따로 관리한다는 거고, 이륜차도 소형, 중형, 대형으로 나눠서 관리하며 면허도 그에 따라 엄격히 주기 때문에 이륜차나 자동차나 모두 고속도로에 들어가는 게 오히려 정상이라는 이야기. 우리나라는 애초에 구시대 분류인 '원동기장치자전거'와 지금처럼 빨라진 이륜차를 비슷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이후의 규제도 당연히 비정상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그래서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안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학과 + 기능 연습 10시간' 후 시험.
연습 조금 하고 나서 곧바로 시험 보고 합격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쉽지 않다.
굳이 학원에서 10시간이나 연습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막상 연습을 하다 보면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전과 후가 달라진다.
3시간 정도 지나면 처음엔 엄청 좁아 보이던 코스가 넓어지기 시작한다.
운이 좋다면 바이크 마니아인 이 학원 대표님의 첨삭 지도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야마하 MT-30
시험 전에 강사님이 검지선 테스트 겸 현란한 실력을 보여주신다.
긴장되는 기다림.
내가 고른 바이크를 출발 지점까지 직접 운전해서 가져 간 후 시험 시작.
개인적으로는 시험 감독관님이 가져다 준 바이크를 바로 타는 것보다 이게 훨씬 더 나은 방식이라는 생각이다.
짧은 시간이어도 시험 시간을 함께 할 바이크와 친해질 시간은 필요하니까.
최초 굴절코스 진입 후 좌회전은 퍼펙트했는데 우회전 탈출 부분에서 선회를 조금 늦게 시작한 바람에 끝부분 검지선을 아깝게 터치.
"탈선입니다!"
순간 맴찢 ㅠ
연습 내내 잘했더라도 실전에서 한 번은 실수할 수 있다.
시험 당일. 강사님도 "항상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고 하셨다.
4종 코스 전체를 스무 바퀴 쉬지 않고 돈다고 하면 그 중 한 번은 꼭 1회 탈선을 겪는 게 보통.
특히 굴절 코스.
10시간의 연습 시간은 똑같은 걸 반복하는 의미보다, 실수했을 때 바로 잊어버리고 다음 단계로 이어 나가는 루틴을 연습하는 게 목적.
'신에게는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사옵니다!'
이어지는 S자 - 좁은 길 - 장애물 코스에 남은 집중력을 올인.
합격 도장 ㅋ
총 12명 응시에 11명 합격.
거의 100%에 가까운 합격률 ㄷㄷ.
애석하게 불합격하신 분은 척 보기에 바이크 경험이 많은 것 같았지만 굴절 코스에서 탈선과 발터치로 20점 감점.
오히려 긴장이 너무 많이 돼서 불안초조해 하던 두 분은 막상 출발하고 나서는 하던대로 침작하게 잘 해서 여유롭게 합격하는 아이러니.
처음 본 사이임에도 서로 화이팅해주고 합격 축하도 해주니 기쁨 두 배.
쉽든 어렵든 시험을 통과한다는 건 즐거운 경험이다.
내일은 강남 면허시험장 가서 면허증 받아 와야지 ㅋ.
끝.